
아침 공기는 아직 이슬의 차가움이 남아 있었다.
잡풀을 뽑으며 땅을 고르다 보니, 풀 속에 뒤엉킨 넝쿨이 발에 걸렸다. 무심히 손으로 헤치고 들어가자,
그 속에 숨어 있던 멧돌호박이 모습을 드러냈다.
순간, 가슴 한켠이 뭉클해졌다.
그동안 수없이 밟고 지나쳤을 텃밭 한켠이었는데, 잡풀에 가려 전혀 눈에 띄지 않던 호박이
이렇게 크고 묵직하게 자라 있었던 것이다.
마치 오랜 세월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보화(寶貨)를 발견한 듯한 기쁨이 밀려왔다.
우리들의 삶도 그렇다.

우리 마음속에는 이미 소중한 것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잡다한 걱정, 불필요한 욕심,
지나친 집착들이 잡풀처럼 뒤엉켜 그것들을 가리고 만다.
매일매일 정리하지 않으면 금세 덮여버리고, 소중한 보화는 보이지 않게 된다.
오늘 잡풀을 걷어내며 드러난 멧돌호박은 내게 큰 가르침을 주었다.
쓸데없는 것을 버릴 때, 진짜 중요한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
삶의 보화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곁에 있으나 가려져 있을 뿐이라는 것.
넝쿨숲 속에서 만난 멧돌호박은 그래서 단순한 열매가 아니었다.
그것은 내 삶에 던져진 하나의 깨우침이었고, 앞으로도 마음을 가꾸어야 할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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