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우리 집 뒤편 대나무숲을 천천히 산책하다가 반가운 손님을 만났습니다.
대지의 품을 뚫고 올라온 죽순입니다.

파릇파릇한 생명력이 솟아나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이곳은 내가 노후를 보내는 시골집.일상의 분주함에서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 삶은, 그야말로 ‘유유자적’이라는 말이 딱 어울립니다.
봄바람에 나부끼는 대나무 잎사귀 소리,

흙냄새와 함께 풍겨오는 대나무의 청아한 향기,
그리고 그 사이사이로 얼굴을 내민 죽순들…
자연이 내게 건네는 선물입니다.
죽순은 그 자리에서 몇 개를 솎아 첫 수확을 했습니다.
삶아서 이모양 저모양으로 반찬을 만들면 봄기운 가득한 밥상이 완성됩니다.
도시에서는 돈을 주고도 구하기 어려운 자연 그대로의 맛이죠.

대나무숲은 나에게 그늘도 주고, 바람도 막아주고, 계절의 변화를 누구보다 먼저 알려줍니다.
이곳에서의 삶은 바쁠 것도 없고, 시간에 쫓길 필요도 없습니다.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불을 끄고 잠드는, 그렇게 자연의 시간에 맞춰 살아가는 하루하루.
젊은 날 의 바쁨을 뒤로하고 이제는 이렇게 자연 속에서 나만의 시간을
사랑하는 아내와함께 누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요.

대나무숲 사이로 들려오는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나는 오늘도 자연에게 고개를 숙입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이런 삶, 참 좋다.’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오늘 하루을 주신 하나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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