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는 각지에 흩어져 지내던 우리 형제들이 모처럼 함께 모였습니다.
가장 큰누님이 88세, 막내인 우리가 67세.
세월의 무게 앞에서, 아마도 이 모임이 누군가에겐 마지막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 한켠이 뭉클해집니다.
우리는 한지붕 아래 옹기종기 모여 자란 10남매였습니다.
지금은 모두 백발이 성성해졌지만,
그 시절 부엌에서 밥 냄새가 솔솔 나던 날,
우물가에서 서로 물 퍼주며 장난치던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갑니다.
이번엔 2박 3일 동안 함께 지내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동네에서 유명한 누룽지 삼계탕집에 다녀왔지요.
갓 끓여낸 삼계탕 위로 누룽지의 고소한 향이 피어오를 때,
형님들은 잠시 말을 멈추고 조용히 그 맛을 음미하십니다.
마치 어머니 손맛 같다고요.
언제 그렇게 시간이 흘렀는지,
팔팔하게 뛰어놀던 형제들은
이젠 하나둘씩 절룩절룩, 지팡이에 의지해 걸어갑니다.
뒷모습을 바라보는데
세월이 참 무정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오늘만큼은
다시 아이들처럼 웃고 떠들며
한 지붕 아래 그 시절로 돌아가 있습니다.
형제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에 감사하며
이 순간을 오래도록 마음에 담아두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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